부동산 계약: 계약금과 중도금, 그 숫자에 숨겨진 ‘진짜 책임’을 읽는 법

계약 주의사항

부동산 거래를 앞두고 계약서를 펼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금액입니다. 계약금, 중도금, 잔금—단순히 나눠 내는 돈처럼 보이지만, 그 속에는 법적 책임과 거래의 방향성이 담겨 있습니다.

오늘은 많은 사람들이 헷갈려하는 계약금과 중도금의 차이, 그리고 각 단계에서 생기는 권리와 의무에 대해 정리해보겠습니다.

계약금: 거래에 도장을 찍는 ‘진심의 증거’

보통 전체 매매가의 10% 안팎으로 설정되는 계약금. 그러나 단순한 ‘첫 번째 납부금’이 아닙니다.

계약금의 진짜 의미는?

  • 계약 체결의 효력 발생을 상징하는 금액입니다.

  • 계약금을 주고받는 순간부터 법적인 책임이 발생합니다.

누가 계약을 깨면 어떻게 될까?

  • 매수인이 거래를 철회하면? 계약금은 돌려받을 수 없습니다. 즉, 포기해야 합니다.

  • 매도인이 철회할 경우? 받은 계약금의 두 배를 돌려줘야 합니다.

사례
김씨는 6억 원짜리 아파트를 계약하며 6천만 원을 계약금으로 냈습니다. 하지만 이사 계획이 변경돼 계약을 취소하려 했고, 결국 계약금을 포기해야 했습니다. 계약서에는 ‘계약금 포기 또는 배액상환 시 계약 해제 가능’이라는 조항이 명확히 명시돼 있었기 때문입니다.

중도금: 거래가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간 보고서

중도금은 계약금 이후에 지급되는 금액으로, 계약이 유효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‘증명’입니다.

중도금의 역할은?

  • 계약 진행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신호

  • 대체로 1~2회에 걸쳐 납부되며, 매매계약서에 명시된 일정에 따라 지급됩니다.

중요한 질문: 중도금을 낸 뒤 계약을 철회할 수 있을까?

일반적으로는 어렵습니다.

  • 계약금까지만 낸 상태에서는 ‘계약금 해제권’을 통해 일방적 계약 해제가 가능합니다.

  • 하지만 중도금이 지급된 이후에는 계약금 해제권이 소멸합니다.

  • 이 시점부터 계약을 해제하려면 상대방의 동의 또는 계약 위반 사유가 있어야 합니다.

예외적으로 가능한 경우

  • 계약서에 특약으로 중도금 이후 해제 조건이 명시된 경우

  • 상대방의 명백한 계약 불이행 (예: 등기 이전 거부, 담보 말소 미이행 등)

  • 천재지변 등 불가항력 사유 발생

사례
이씨는 중도금 납부 후 매도인이 약속된 날짜까지 근저당권을 말소하지 않자 계약 해지를 요구했습니다. 계약서에는 ‘근저당 미말소 시 계약 해제 가능’이라는 조항이 있었고, 이씨는 법적 분쟁 없이 계약 해제 및 환불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.

계약금 vs 중도금 한눈에 보기

구 분기능 및 역할책임 및 의무
계약금계약 성립의 증표, 거래 의사의 확정매수인 철회 시 포기 / 매도인 철회 시 배액 반환
중도금계약 진행의 증명, 소유권 이전 준비 단계납부 이후 해제 원칙적 불가 / 상대방 위반 시 해제 가능

실전 팁: 계약 전 반드시 체크해야 할 사항

부동산 계약 전 체크리스트

  • 계약금과 중도금의 지급일, 비율 명확히 확인

  • 계약서 내 ‘특약사항’ 꼼꼼히 읽기 (중도금 관련 조건 등)

  • 대출 일정과 중도금 납부일 간 시간차 고려

  • 중도금 납부 전, 대상 부동산의 근저당 및 권리사항 다시 확인

  • 해제 가능 시점과 반환 조건에 대한 조항 체크

마무리: 돈보다 무거운 책임

계약서에 적힌 숫자는 단순한 금액이 아닙니다. 신뢰의 무게이자 법적 책임의 기준선입니다.
계약금은 첫 약속, 중도금은 약속을 지켜나가는 과정의 증표입니다.
특히 중도금이 지급된 이후엔 계약이 훨씬 엄중해지므로, 단순한 변심으로 계약을 철회할 수 없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.

거래는 시작보다 마무리가 더 중요합니다.
신중한 계약으로 후회 없는 부동산 거래 되시길 바랍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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